적립식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분이 흔히 이렇게 계산합니다. "그동안 주가가 평균 7,000원쯤이었으니 내 평균 단가도 그 근처겠지."
그 계산은 틀립니다. 실제 평단은 더 낮아요. 매달 같은 금액을 넣었다면, 당신의 매수 단가는 기간 평균 주가보다 항상 아래에 있습니다.
왜 그런지, 얼마나 낮은지 숫자로 따져봅니다. 이걸 모르면 자기 수익률을 잘못 읽고, 자동으로 굴러가던 이점을 우연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매수 방식이 둘로 갈립니다
같은 종목을 같은 기간에 사도, 무엇을 고정하느냐에 따라 단가가 달라집니다.
- 정량 매수: 매번 같은 수량(예: 10주씩)을 산다. 가격이 비싸도 싸도 10주.
- 정액 매수(적립식): 매번 같은 금액(예: 10만 원씩)을 넣는다. 싸면 많이, 비싸면 적게 사진다.
차이는 적립식의 자동 행동에서 나옵니다. 금액이 고정돼 있으니, 가격이 싼 달에는 주식이 많이 담기고 비싼 달에는 적게 담깁니다. 싼 가격에 더 큰 비중이 실리니, 평균 단가가 아래로 끌려 내려갑니다.
이건 의지나 타이밍 감각의 결과가 아닙니다. 금액을 고정한 순간 수학적으로 따라오는 결과예요.
적립식 평단은 '조화평균'입니다
매번 같은 금액 를 넣고, 매수할 때마다 가격이 이라고 합시다. 그러면 평균 매수 단가는 이렇게 나옵니다.
기호가 낯설면 한 줄씩 풀어봅니다.
- 은 매수한 횟수입니다. 4개월 넣었으면 .
- 는 그때그때의 가격이에요.
- 는 "1을 그 가격으로 나눈 값", 즉 역수입니다. 가격이 5,000원이면 .
- 분모는 그 역수들을 쭉 다 더한 값입니다.
- 그걸 횟수 으로 나눈 게 아니라, 을 그 합으로 나눕니다.
이런 형태를 조화평균이라고 부릅니다. 식이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넣은 총금액을 사 모은 총주식 수로 나눈 것 이고, 그게 결과적으로 조화평균과 같아집니다.
비교 대상인 정량 매수는 우리가 아는 그냥 산술평균입니다.
가격들을 그대로 다 더해서 횟수로 나눈 값이죠. 그리고 수학에는 이런 부등식이 있습니다.
산술평균은 조화평균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는 뜻입니다. 등호는 가격이 매번 똑같았을 때만 성립해요. 가격이 한 번이라도 출렁였다면, 적립식 단가가 더 낮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숫자로 직접 계산해 봅니다
가상의 주식이 4개월 동안 이런 가격이었다고 합시다. (실제 종목이 아니라 계산용 예시입니다.)
| 월 | 가격 | 1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주식 |
|---|---|---|
| 1월 | 10,000원 | 100,000 ÷ 10,000 = 10주 |
| 2월 | 8,000원 | 100,000 ÷ 8,000 = 12.5주 |
| 3월 | 5,000원 | 100,000 ÷ 5,000 = 20주 |
| 4월 | 8,000원 | 100,000 ÷ 8,000 = 12.5주 |
먼저 그냥 평균 주가(산술평균)부터.
이번엔 적립식 단가. 총금액과 총주식 수로 나눕니다.
- 넣은 총금액: 원
- 모은 총주식: 주
- 평균 단가: 원
조화평균 공식에 넣어도 똑같이 나옵니다. 역수부터 더해볼게요.
평균 주가는 7,750원인데 적립식 평단은 7,272.7원입니다. 한 주당 약 477원, 6%가량 낮습니다. 가장 싼 3월(5,000원)에 20주가 담기면서 평균을 아래로 끌어내린 결과예요.
파란 선이 주가, 아래 주황 숫자가 그달에 담긴 주식 수입니다. 5,000원으로 떨어진 3월에 20주가 들어가면서, 초록 점선(적립식 평단)이 회색 점선(평균 주가)보다 아래로 내려간 게 보입니다.
여기서 직관이 두 번 틀립니다
💡 착각 1: "내 평단은 그동안의 평균 주가쯤이다."
아닙니다. 같은 금액으로 나눠 샀다면 평단은 산술평균이 아니라 조화평균이고, 가격이 출렁인 만큼 더 낮습니다. 위 예시에서 6% 차이가 났죠. 변동이 클수록 이 격차는 벌어집니다.
격차가 변동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거칠게 보면, 조화평균은 대략 이런 관계를 따릅니다.
여기서 는 변동계수, 즉 가격이 평균 대비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값입니다(,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것). 이 식이 말하는 건 간단해요. 가격 흔들림()이 커지면 그 제곱만큼 평단이 더 깎인다는 겁니다. 횡보장처럼 가격이 안 움직이면 가 0에 가까워 격차도 사라지고,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면 격차가 커집니다. (이건 근사식이라 정확한 값은 조화평균을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 착각 2: "그러니 적립식은 손해 안 본다."
평단이 평균 주가보다 낮은 건 수학적 사실이지만, 그게 수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내가 판 시점의 가격이 평단 7,273원보다 낮으면 그냥 손실이에요. 조화평균이 깎아주는 건 '매수 단가'일 뿐, 미래 가격이 어디 있을지는 아무도 정하지 못합니다.
내 계좌에서 확인하는 법
자기 적립 단가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는 이렇게 점검합니다.
- 증권사 앱에서 평균 매입단가를 확인합니다. 보유 종목에 '평단가' 또는 '매입평균가'로 표시됩니다.
- 같은 기간의 단순 평균 주가를 따로 구합니다. 매수했던 날들의 종가를 더해 횟수로 나누면 됩니다(산술평균).
- 둘을 비교합니다. 매달 같은 금액으로 샀다면 평단이 평균 주가보다 낮아야 정상입니다. 비슷하거나 높다면 매수 시점이 비싼 구간에 몰렸다는 신호예요.
직접 스프레드시트로 검산하려면 표 두 칸이면 됩니다.
- A열에 매수 가격, B열에 그 가격으로 산 주식 수(
넣은금액 ÷ 가격) - 평단 =
B열 투자금 합계 ÷ B열 주식 수 합계==SUM(투자금)/SUM(주식수)
자동이체로 매달 같은 금액을 넣고 있다면, 조화평균 효과는 의지와 무관하게 따라옵니다. 굳이 타이밍을 노려 금액을 들쭉날쭉 넣으면, 오히려 이 자동 이점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정리
매달 같은 금액을 넣으면 평단은 산술평균이 아니라 조화평균이 되고, 가격이 출렁인 만큼 평균 주가보다 낮게 잡힙니다. 단, 그건 매수 단가를 깎아줄 뿐 수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지금 할 일은 하나입니다. 증권사 앱의 평단가와, 내가 산 날들의 평균 주가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평단이 더 낮으면 적립식이 제대로 굴러가는 중입니다.
📚 참고 자료
- 조화평균과 산술-기하-조화 평균 부등식(AM-GM-HM Inequality) — 표준 수학 정의. 임의의 양수 집합에서 산술평균 ≥ 기하평균 ≥ 조화평균이 성립.
- 정액분할투자(Dollar-Cost Averaging) 개념 — 적립식 매수 단가가 조화평균과 일치한다는 결과는 표준 재무·통계 교과서에서 다룹니다.
- 변동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와 평균 근사 — 는 1/X의 2차 테일러 전개에서 나오는 근사식.
- 본인의 평균 매입단가·거래 내역은 거래 증권사 앱 또는 HTS의 보유종목·체결내역에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투자 교육을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종목 추천이나 매매 권유, 시장 전망이 아닙니다. 모든 수식과 예시는 방법론 설명을 위한 것이고, 과거 데이터나 수학적 관계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 거래세·수수료·금리 등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수치는 본문의 예시가 아니라 증권사·국세청 등 공식 자료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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