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올리브영 선크림 코너에서 한참 서 있게 되죠. SPF30, SPF50, SPF50+. 위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어쩐지 숫자 큰 걸 집어야 마음이 놓여요.

근데 이 숫자,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거든요. SPF50이 SPF30보다 거의 2배 비싼데, 막아주는 양도 2배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 차이는 1~2%포인트 남짓이에요.

오늘은 SPF가 뭘 뜻하는지, 왜 숫자만 보면 손해 볼 수 있는지 5분 안에 정리해볼게요.

🧴 SPF는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얼마나 막느냐'예요

흔히 "SPF30이면 안 바를 때보다 30배 오래 안 탄다"고 알고 계세요. 틀린 말은 아닌데, 실생활에선 거의 쓸모가 없어요. 땀, 물, 문지름 때문에 그 시간이 그대로 유지되질 않거든요.

그래서 피부과에선 시간 대신 '차단율'로 봐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SPF를 자외선B(UVB)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로 정의하고 있고요.

비유를 하나 들어볼게요. 햇빛 막는 걸 창문에 방충망 치는 일이라고 생각해보죠. 한 겹만 쳐도 모기 대부분이 막혀요. 한 겹 더 덧대면? 거의 다 막히긴 하는데, 첫 겹만큼 극적이진 않아요. 이미 대부분 막혔으니까요. SPF 숫자를 올리는 게 딱 이래요. 처음엔 효과가 크지만, 어느 지점부터는 올려도 체감이 거의 없어요.

📊 '막는 양' 말고 '통과하는 양'을 보세요

여기서 핵심이 나와요. 차단율은 이렇게 계산해요.

차단율=(11SPF)×100(%)\text{차단율} = \left(1 - \frac{1}{\text{SPF}}\right) \times 100\,(\%)

말로 풀면 이래요. SPF 숫자분의 1만큼만 자외선이 통과하고, 나머지는 막힌다는 뜻이에요.

  • SPF15 → 1/15 ≈ 6.7% 통과, 93.3% 차단
  • SPF30 → 1/30 ≈ 3.3% 통과, 96.7% 차단
  • SPF50 → 1/50 = 2% 통과, 98% 차단

차단율만 보면 93%, 96%, 98%. 거의 비슷해 보이죠. 그래서 "그게 그거네" 싶어요.

SPF가 올라가도 차단율은 천장에 닿아요 막는 양(파랑)은 비슷하지만, 통과하는 양(빨강)은 절반씩 줄어요 100 80 60 40 20 0 UVB 차단율 (%) 93.3% 96.7% 98% 통과 6.7% 통과 3.3% 통과 2% SPF 15 SPF 30 SPF 50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 차단율 = (1 − 1/SPF) × 100

그런데 '통과하는 양'으로 뒤집어 보면 얘기가 달라져요. SPF15는 6.7%, SPF30은 3.3%. 피부에 닿는 자외선이 절반으로 줄죠. SPF30에서 SPF50으로 가면 3.3%에서 2%로, 1.3%포인트 줄고요. 의미가 없진 않지만, 가격 차이만큼 극적이진 않아요.

데일리푸드앤메드 보도에 따르면 SPF를 30 이상으로 올려도 차단율은 97~98% 근처에서 거의 멈춰요. 그래서 미국 FDA는 SPF 30이 넘으면 구체적 숫자 대신 '30+'로 표시하라고 권고했고요. 우리나라도 50을 넘기면 그냥 '50+'로 묶어서 표기해요.

SPF는 곱셈이 아니에요. 숫자가 2배라고 효과가 2배가 되진 않아요.

☀️ SPF만 챙기면 절반은 그냥 맞아요

문제는 그다음. SPF는 자외선 중에서도 UVB만 막는 지수거든요.

햇빛 속 자외선은 크게 둘로 나뉘어요.

구분주로 하는 일표시 지수
UVB따갑게 타는 화상, 홍반SPF
UVA깊이 파고드는 노화, 잡티, 주름PA

UVA는 '생활 자외선'이라고도 불러요. 유리창도 통과하고, 흐린 날에도 내려오거든요. 실내에 있어도 창가라면 맞고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SPF만 높은 제품은 반쪽짜리예요. 대한피부과학회도 SPF 수치 외에 PA 표시가 같이 있는 제품을 고르라고 안내해요. PA는 +가 많을수록 UVA 차단이 강하고, PA+부터 PA++++까지 있어요. 노화가 신경 쓰이면 PA를 같이 봐야 하는 거죠.

🤏 진짜 변수는 숫자가 아니라 '바르는 양'이에요

SPF50을 사놓고도 SPF10 수준으로밖에 못 쓰는 경우가 흔해요. 다들 너무 적게 바르거든요.

표시대로 효과를 보려면 피부 1제곱센티미터당 2mg을 발라야 해요. 한국인 얼굴 기준으로 여성은 약 0.81g, 남성은 약 0.91g이에요. 감이 안 오죠? 검지와 중지 한가득 짜서 얼굴 전체에 펴는 정도예요.

근데 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바르는 양을 재보니 평균 0.5mg/㎠ 정도였어요. 권장량의 약 4분의 1이죠. SPF50을 발라도 실제 차단력은 표시값에 한참 못 미친다는 얘기예요.

흔한 오해 하나 더 짚고 갈게요.

SPF50 선크림 위에 SPF30 쿠션을 덧바르면 SPF80이 된다?

아니에요. 두 개를 겹쳐도 더 높은 쪽 근처에 머물러요. 숫자는 더해지지 않아요.

그래서 비싼 50+ 한 통 아끼며 얇게 바르는 것보다, 적당한 SPF30을 충분히 바르고 2시간마다 덧바르는 쪽이 실제로는 더 잘 막혀요.

💡 우선순위는 이래요. ① 충분한 양 → ② 2시간마다 덧바르기 → ③ 그다음이 SPF 숫자.

한 줄 정리

SPF는 자외선을 '얼마나 막느냐'를 보는 숫자고, 30만 넘으면 차단율은 거의 천장에 닿아요. 숫자 올리기보다 PA를 같이 챙기고, 무엇보다 양을 충분히 바르는 게 훨씬 중요하고요. 다음에 선크림 고를 땐 50+ 라벨에 홀리지 말고, 손에 짜는 양부터 두 배로 늘려보세요. 👋

이 글은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에요. 피부 질환이나 광과민성이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아요.

📚 참고 자료

  • 식품의약품안전처: 자외선차단지수(SPF)·자외선A차단등급(PA) 정의 및 '50+' 표기 기준
  • 대한피부과학회: 일광차단제 선택 안내(SPF와 PA 함께 확인)
  • 대한화장품협회 / 미국 FDA: 브로드 스펙트럼·SPF 표기 기준
  • 데일리푸드앤메드(2018): SPF별 UVB 차단율(93%·97~98%) 비교
  • 다음 건강 칼럼(2024·2025): 권장 도포량 2mg/㎠, 한국인 얼굴 기준량(여 0.81g·남 0.91g), 실제 평균 도포량 연구